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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려각에 기록된 김집의 효심: 3년 상복과 끝없는 부모 사랑

정려각에 기록된 김집의 효심: 3년 상복과 끝없는 부모 사랑

 

조선시대는 유교적 가치가 정치, 교육, 가정생활에 깊숙이 뿌리내린 사회였습니다. 그 가운데서도 ‘효’(孝)는 모든 도덕과 예법의 중심이자 인간이 지켜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강조되었습니다. 부모를 섬기는 효행이 뛰어난 인물에게는 국가가 정려각(旌閭閣) 또는 **정려문(旌閭門)**을 세워 그 이름을 후세에 남겼습니다.

그 수많은 효자·효녀 이야기 중, 조선 중기의 선비 **김집(金集)**이 보여준 효심은 지금까지도 사람들의 마음에 깊은 울림을 전합니다.

 

정려각에 기록된 김집의 효심: 3년 상복과 끝없는 부모 사랑

 


1. 효자로 알려진 김집의 생애

 

김집은 어려서 아버지를 여의고 홀어머니 밑에서 성장했습니다. 당시 부모를 봉양하는 것은 단순한 가족의 의무가 아니라, 인간됨을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이었습니다. 김집은 학문과 인품이 뛰어났지만, 그를 더욱 빛나게 한 것은 어머니를 향한 지극한 효성이었습니다.

그는 젊은 시절부터 관직에 나아가라는 권유를 받았지만, 항상 어머니의 건강과 생활을 먼저 생각했습니다. 사람들은 그를 두고 “가문을 빛낼 인물”이라고 칭송했으나, 그는 그 어떤 벼슬보다 어머니 곁을 지키는 것을 선택했습니다.

 

 


2. 어머니의 병과 3년 상복

 

어머니가 병에 걸렸을 때, 김집은 모든 일을 제쳐두고 병간호에 전념했습니다.
이때 그가 한 행동은 매우 특별했습니다. 보통 상복은 부모가 돌아가신 뒤에 입는 것이 관례였지만, 김집은 어머니가 살아계신 동안에도 상복을 입고 생활했습니다. 이는 부모를 섬기는 마음을 경건히 하고, 매 순간을 감사히 여기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는 3년 동안 이렇게 상복을 입고, 날마다 약초를 캐기 위해 산을 오르내렸습니다. 멀리 있는 명약이 있다는 소문을 들으면 직접 발품을 팔아 구해왔습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김집이 약초 바구니를 들고 산길을 오르는 모습은 마을 사람들에게 익숙한 풍경이었습니다.

 

 


3. 약초를 구하며 보내는 나날

 

김집은 단순히 약을 사다 주는 것이 아니라, 약효를 높이기 위해 직접 다리고 조제했습니다. 때로는 새로운 처방을 찾기 위해 지방의 의원들을 찾아가 의학서를 빌려오기도 했습니다. 어머니를 위해 배운 한약 지식은 마을 사람들의 치료에도 쓰였습니다.

밤이 되면 그는 어머니 곁에서 등불을 지키며 경전 속 효자 이야기를 읽어드렸습니다. 때로는 어린 시절의 추억을 이야기하며 웃음을 나누기도 했습니다. 이 모든 일은 김집에게 ‘의무’가 아니라 ‘기쁨’이었습니다.

 

 


4. 어머니의 마지막과 삼년상

 

하지만 세월 앞에서 병세는 점점 악화되었습니다. 결국 어머니는 김집의 손을 꼭 잡은 채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 순간부터 김집은 유교 예법에 따라 **삼년상(三年喪)**에 들어갔습니다. 그는 무덤 곁에 움막을 짓고 살며, 날마다 제사를 올리고 묘 주변을 가꾸었습니다.

한겨울에도 그는 무덤 앞을 지켰고, 여름 폭우 속에서도 자리를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의 모습은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고, 아이들에게 효의 본을 보여주는 산 교육장이 되었습니다.

 

 


5. 정려각의 건립

 

김집의 효행은 결국 조정에까지 알려졌습니다. 지방 관청이 그 사실을 보고하자, 왕은 그의 덕을 기리기 위해 정려각정려문을 세울 것을 명했습니다.

정려문에는 다음과 같은 글귀가 새겨졌다고 전합니다.

“산 자와 죽은 자 모두에게 다한 정성, 그 마음 하늘과 땅이 알도다.”

이 정려각은 마을 입구에 세워져 오가는 이들에게 김집의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마을 어르신들은 자녀들에게 그 앞에서 이 이야기를 들려주며, 효도의 가치를 가르쳤습니다.

 

 


6. 조선시대 ‘효’ 문화와 김집의 사례

 

조선시대 유교 문화에서 효는 단순히 가족 간의 의무가 아니라, 사회 질서를 유지하는 핵심 가치였습니다. 효자 이야기는 마을과 관청을 넘어 국가적인 표창의 대상이 되었고, 정려각은 마을의 명예로 여겨졌습니다.

김집의 경우, 부모 생전의 효사후의 예를 모두 완벽히 실천한 모범 사례였습니다.
그의 효행은 단순히 부모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그치지 않고, 행동과 실천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됩니다.

 

 


7. 오늘날 우리가 배워야 할 점

 

현대 사회에서는 부모님과 함께하는 시간이 과거보다 짧아졌고, 생활 방식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그러나 김집의 이야기는 여전히 유효한 가치를 전합니다.
효란 거창한 것이 아니라, 부모님의 안녕을 위해 시간과 정성을 다하는 마음입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부모님의 건강을 챙기고, 작은 말 한마디로 기쁨을 드리는 것, 그것이 바로 현대의 효도입니다.

 


8. 마무리

 

정려각에 기록된 김집의 효심은 조선시대 ‘효’의 본질을 잘 보여주는 이야기입니다. 3년 동안 상복을 입고 어머니를 간호한 그의 모습은 사랑과 존경, 헌신의 상징입니다.

오늘날 우리는 이 이야기를 통해, 부모를 향한 마음과 그 마음을 행동으로 옮기는 용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